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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삶에, 음악이라는 행복 잊지 말았으면"

실용음악의 전당 '샤인뮤직학원', 이재범 원장 인터뷰
이재범 원장

지난 19일 고양시 행신동에 위치한 샤인 실용음악학원의 원장이자, 고양시학원연합회의 제 19대 회장인 이재범 씨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에서 아쉽다라는 말을 자주 했다. 특히 은퇴 후 오랜만에 악기를 잡은 어르신들이 안타깝다고 했다.



학원 이름이 샤인 실용음악학원이다.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영화 샤인에서 모티브를 따오긴 했지만, 뜻은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음악으로서 마음속까지 비추는 학원이 되자라는 의미에서 지었다.



빛을 준다는 걸 조금 더 셜명해준다면?

음악으로 자존감을 채워서, 결과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빛낸다는 뜻이다.



백석예대와 서원대에서 겸임교수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원대학교 음악과와 백석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출강 중이다. ·편곡, 미디, 뮤직비즈니스, 그리고 교양 과목으로 예술의 이해를 강의했다.



학원을 둘러보니 컴퓨터가 정말 많더라. 윈도우 PC와 애플 컴퓨터 모두 설치해놓아서 그렇다고?

다른 학원과 차별화 된 부분이다. 윈도우 컴퓨터와 애플 맥을 운용하는 대학교가 달라서, 일단 두 가지 모두 구축해놓았다.



기타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겐 중고를 권한다고?

거의 새 악기가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중고 장터에 많이 올라온다. 초보자분들은 물건 사진이라든가 링크를 보내주시면 검토하고 구매 의견을 말씀드린다.



스트레스를 풀려고 음악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나중에는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경우도 있다고?

취미반이더라도 어쨌든 진도가 나가면은 난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너무 실력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는 마인드가 먼저 중요하다. “조급해하지 말고 즐기자라고 종종 말한다.



원생들이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궁금하다

말은 해주지만, 잘 들리지는 않는 것 같다. 즐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즐기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자신의 기대치가 높게 형성돼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음악은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밟아 나가야 하고, 시간적인 여유도 있어야 한다. 근데 요즘 학생들은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다. 학교 끝나면은 보통 학원 두세 군데 이상씩은 다니지 않는가. 기대치는 높고, 시간은 없다 보니 취미로 배우면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한정된 시간에 내가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기보다는, 편안하게 반복 연습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급하게 생각한다고 실력이 빨리 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수강생들에게도 편한 마음으로, 반복 연습을 해보자라고 얘기해준다.



처음 학원을 찾아오는 수강생들은 어떤 모습인가?

이 영상처럼 연주하고 싶습니다라며 유튜브를 들고 온다거나, “오디션이나 축제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찾아 온다. “노래를 부르며 프로포즈 하고 싶다는 경우도 있다.

기본기가 갖춰져있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원하시는 만큼은 힘들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린다. “이 방법보단 다른 방법으로 프로포즈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음 기회에 오디션을 보는 걸로 하고 일단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는게 좋지 않겠나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지금, 마치 인성교육을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수강생들을 가르치면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

무대 경험이다.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높은 자존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렇게 쌓인 자신감이 여유를 선사한다. 연주하며 좀 틀리더라도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이 탄탄히 받쳐주니 좌절하지 않는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벗어나, 자신의 수준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우리 학원은 무엇보다도 무대에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버스킹, 오디션 프로그램, <시민신문> 주최 호수 예술제, 고양시학원연합회 음악 분과 연주회뿐만 아니라 소극장을 대관해 자체적으로 발표회를 열기도 한다.



무대에 서는 경험이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몰랐다. 음악은 기다리는 법을 가르쳐준다는 면에서 특히 청소년에게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악기를 배움으로써 얻어지는 것들도 상당히 많이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국··수에 비해 예술적인 부분이 취약한 건 사실이다.



특히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고?

고등학교 들어가며 어쩔 수 없이 악기를 놓게 되는 학생들이 있다. 그동안 투자했던 시간이 너무 아깝다. 악기는 아무리 오래 했다고 해도 조금 쉬면 감각이 금방 둔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학 가서도 악기를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학점과 취업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또 퇴직하신 분들이 고등학교 때 했었다가 은퇴하고 시간이 나서 다시 한번 배우러 왔습니다하시는 경우도 있다. 안타깝다. 생계에 신경 쓰시느라, 자기가 좋아했던 것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한 청춘의 행복이 그 긴 시간 동안 사라졌었다는 거니까.


샤인 실용음악학원의 수강생. 그는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 것만큼 즐거운게 없다”고 말했다. 기타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이들은 “무조건 했으면 좋겠다”라고도 전했다.
고양시학원연합회 19대 회장으로도 재직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양시 학원연합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큰 보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코로나 시대 때 학원이 너무 힘들었다. 특히 사교육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때 지원 방안을 많이 이끌어냈던 것이 보람 있었다. 받은 만큼 봉사 활동도 많이 했다. 매주 선별진료소를 돌아다니면서 간식 봉사도 했다. 한여름에는 보건소에 얼음 조끼 기부도 많이 했다. 교육청, 시청, 시의회랑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 학원인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관철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악기 연주를 잘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기타를 케이스에 넣지 말고 눈에 보이는 곳에다가 세워 두시라. 눈에 보이는 데 있어야 또 한 번이라도 더 잡게 된다. 기타를 케이스에 넣어놓으면, 구석으로 갔다가, 베란다로 갔다가 결국에는 중고 장터에 가게 된다.

음악은 기다림과 관심이 정말 중요하다.

미디실

드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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