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로 국가유산의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가유산 긴급보수비 예산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늘어나는 피해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시병)이 2025년도 예산안을 점검한 결과,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국가유산 긴급보수 예산은 부처신청액(70억원)의 64%에 불과한 44억8400만원에 그쳤다.
국가유산 긴급보수사업은 재난, 재해 등으로 국가유산 피해 발생 시 즉시 보수비를 투입해 신속히 복구하여 보수 지연으로 인한 추가 훼손을 방지하고, 국가유산 원형을 보존하기 위한 사업이다.
그러나 국가유산 긴급보수사업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8월) 긴급보수 신청금액은 연평균 117억원에 달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실제 지원된 금액은 연평균 41억원(신청액 대비 35%)에 불과하다.
국가유산 긴급보수 신청 및 지원현황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122억 2400만원 신청 및 41억 600만원(지원율 33.6%) 지원 ▴2021년 98억 6800만원 신청 및 41억 600만원(41.6%) 지원 ▴2022년 137억 7400만원 신청 및 41억 600만원(29.8%) 지원, ▴2023년 119억 700만원 신청 및 40억 6100만원(34.1%) 지원, ▴2024년 1~8월 105억 7700만원 신청 및 40억 6100만원(38.4%)을 지원했다. 아래 [표-1] 참조
올해의 경우 8월까지의 통계임을 감안할 때, 가을 태풍과 겨울 대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 국가유산 긴급보수 신청액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9월 현재 올해 국가유산 긴급보수비로 쓸 수 있는 예산은 모두 소진된 상황이다.
[표-1] 국가유산 긴급보수 신청 및 지원현황 통계
(단위: 백만원, 건, %)
연도
| 총예산
| 신청건수
| 신청금액
| 지원건수
| 지원금액
| 지원율
|
2020
| 4,106
| 76
| 12,224
| 63
| 4,106
| 33.6
|
2021
| 4,106
| 52
| 9,868
| 47
| 4,106
| 41.6
|
2022
| 4,106
| 75
| 13,774
| 62
| 4,106
| 29.8
|
2023
| 4,061
| 72
| 11,907
| 71
| 4,061
| 34.1
|
2024.1~8월
| 4,061
| 59
| 10,577
| 54
| 4,061
| 38.4
|
※국가유산청 제출 자료
더욱이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도 증가하고 있어, 국가유산 피해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9.9.) 발표된 호우, 대설, 태풍, 강풍 관련 기상특보는 ▴2022년 1,342건 ▴2023년 2,125건 ▴2024년 현재 1,414건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표-2] 호우, 대설, 태풍, 강풍 기상특보 발표 현황
(단위: 건)
구분
| 2022
| 2023
| 2024*
|
주의보
| 경보
| 주의보
| 경보
| 주의보
| 경보
|
호우
| 387
| 129
| 857
| 252
| 568
| 165
|
대설
| 234
| 39
| 268
| 45
| 199
| 27
|
태풍
| 33
| 40
| 40
| 29
| 10
| 2
|
강풍
| 439
| 41
| 572
| 62
| 409
| 34
|
합계
| 1,342
| 2,125
| 1,414
|
* 2024년은 9.9.까지 통계자료 / 기상청 제출 자료
이기헌 의원은 “최근 이상기후로 국가유산 피해는 점점 늘어나는데, 이를 복구할 긴급보수비 예산은 몇 년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 역시 소폭 상승하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국가유산이 무너지거나 훼손될 경우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유일무이한 가치를 지닌 국가유산의 소실을 막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맞는 긴급보수비 편성이 필요하다”며 “이번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긴급보수비가 추가 증액 편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기헌 의원은 지난 7월 충남 부여군 대조사와 부여 나성을 방문하여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살펴보고, 복구 상황을 점검하는 등 국가유산을 지키기 위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