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낳고 자란 젊은이들은 농촌을 모른다. 20년 전만 해도 농촌엔 많은 동물이 살고 있었다. 농촌 생활을 해보지 않은 도시인 특히 젊은이들에겐 전혀 느끼지 못하는 현상이 농촌에 나타나고 있다. 토종 동물(텃새, 파충류, 곤충)의 멸종 현상이다.
필자가 2000년 초 동네 사람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척박한 농지를 구입하여 집을 짓고 입주할 때 주변엔 뱀이 우글거리고 개구리가 발에 밟힐 정도로 많았다. 밤이 되면 소쩍새와 부엉이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렸지만 지금 모두 사라졌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농약이 필수품이다. 농약이 없다면 작물을 해치는 수많은 벌레들이 작물을 모두 갉아먹는다. 농사를 짓기 위해선 어쩔수 없이 농약(살충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그 부작용으로 나타난 현상이 토종 동물들의 멸종 현상이다.
당시 주변에는 뜸북이 가 있었고, 매, 독수리, 부엉이, 소쩍새, 꾀꼬리 종달새들이 날아들었다. 논밭엔 개구리, 뱀, 도마뱀이 득실거렸다.
밤에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냇물에는 1급수에서만 사는 가재, 민물장어가 살았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까치와 까마귀, 비둘기 정도만 남아있다.
논밭에 가득했던 파충류(뱀, 개구리, 도마뱀)가 모두 사라졌고 땅 속에 우글대던 지렁이도 없어졌다. 토종새와 토종파충류, 토종곤충은 모두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가끔 날아드는 철새가 그나마 눈요기 거리가 되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과다한 농약 살포 때문이다.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농약중에는 천사벌레용, 진딧물 용 등 특수 살충제도 있지만 대부분은 불특정 동물을 죽이는 다목적 살충제이다. 농사짓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농약 때문에 토종 동물과 파충류, 곤충들은 멸종되고 있다.
생태계의 변화로 토종 동물이 단계적으로 멸종되고 있다. 파충류, 곤충류의 멸종도 뒤이어 나타났다. 농촌을 모르는 도시인들에겐 전혀 모르는 풍경일 뿐이다. 환경의 변화와 동물, 곤충의 멸종도 현대인들에게는 와닿지 않겠지만 곧 토종동물의 복원과 각종 파충류와 곤충의 복원 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더 늦지 않도록 정부와 학계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