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듯 머물 듯이 가는 세월에 어느새 유월이 눈앞에 와 있다.
꽃은 피어야 아름답고 바람은 불어야 시원하며 인생은 즐겨야 행복해진
다. 만족할 줄 모르면 고마운 줄을 모르게 된다. 넘치는 것이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바로 그런 뜻이다.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구슬을 꾀 매듯 말은 청산유수(靑山流水)로
비단결인데 마음이 음흉하니 겉과 속이 달라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엉망진창이다.
세월은 가는데 변화가 없으니 고인물이 썩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부처
나 보살이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기 위해 본색을 감추고 인간관계에
섞여나 중생을 제도한 것처럼,
“인지수경 화광동진(人之水鏡 和光同塵)이라”
즉, 자기의 뛰어난 재주를 감추고 세속을 따르라는 말로 음과 양이 동행
할 때만이 피어나는 꽃처럼 기쁨과 행복한 세상이 창조된다는 진리를 너
무 모른다고 할까? 아니면 독선과 허욕에 매몰되어 선악에 대한 방향감
각이 둔해져 세월의 이치를 아예 까먹은 병(病) 때문인가?
거울 속에 내가 있듯(人之水鏡) 삶이란 물, 먼지, 공기, 빛과도 함께 어
울려 사는 것이 세상이치거늘 인화(人和) 없이 등을 지고는 아름다움도
행복도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조금의 여유와 모자란 데서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게 된다.
남보다 적게
가지고 있으면서 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부자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감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늘 채우려는 불만 속에 사는 사람
이 있다.
어느 쪽이 잘사는 것일까?
자기의 생각만이 최고이고 남의 것은 아예 부정해 버린다면 행복해지는
비결을 모르는데서 오는 불행을 피할 수가 없는 고독한 인생으로 추락하
게 된다.
늘 불만에 차고 불평을 하면서 찌푸리고 신경질 부리는 사람은 자기 자
신한테만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동료나 이웃 사람들의 삶까지도
기분을 나쁘게 만든다.
흔히들 인간의 욕심은 아무리 채워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삶이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여 나눔도 없고 욕심내고
함부로 행동하는 ‘탐욕’ 때문이다.
함께하지 못하는 인생이란, 허무한 고독만 있을 뿐 피어나지 못하고 지
는 꽃이나 다름없다. 조그만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나눔이 있는 사람은
보기에도 흐뭇하고 여유로워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다.
서로 좋은 사람으로 만나 감사하고 즐기는 동행 속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인생이 피어난다. 인화(人和)는 사랑, 기쁨, 행복 그리고 아름다운 인생
을 창조하는 감사의 축복이다.
논설위원 정 용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