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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구의 역발상칼럼 제1382회 "양보하고 져주는 정치가 세상을 바꾼다 "

조선 500년 내내 관료들은 파당을 지어 상대방과 싸워 이겨야만 했다. 지금 우리사회의 현상은 조선시대 보다 더 심하게 싸우면서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극한투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언론은 500년 당파싸움 보다 더 악화된 현 사태를 그대로 보며 비판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언론과 정계 원로들이 나서야 한다.

방송사 마다 극단적 패널들이 좌우로 갈려 열띤 공방을 하고 있다. 방송사는 극단적 패널이 아닌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패널로 교체시켜야 한다. 때로는 져주고 양보할줄 아는 토론자가 나와야 져도 괜찮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

방송사가 앞장선다면 의외로 빨리 변화를 이끌 것이다. 선거제도도 바꿔야 한다. 한 선거구에서 2~3명이 나올 수 있는 중대선거구제도로 바뀌면 극한 대립이 줄어들 수 있다. 비례대표는 직능별 전문가와 존경받는 기업인, 교육계, 문화계, 체육계, 농민단체 등에서 선발해야 한다. 남북한 간 대결구도도 완화되어야 한다. 이산가족상봉, 경평축구대회, 노래자랑 등 실천 가능한 분야에서 꾸준히 왔다 갔다 하면 대결보다는 대화가 필요함을 양국민이 공감하게 될 것이다.

과거의 폐단도 잘 개선하면 상식이 통하는 세상으로 바꿀 수 있다. 600년 이상 죽고 죽이는 당파싸움을 단절시킬 수 있는 길은 보복보다 양보와 져도 손해 없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이기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져주는 데는 마음을 조정할 수 있는 아량이 필요하다. 극단적 언어로 상대를 비난하기 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토론방송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기고 즐기는 큰 소리 치는 장면보다 양보하고 져도 손해 없는 세상을 언론이 앞장서서 변화시켜야 한다. 싸움전문 저질 정치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지 않는 기자가 늘어난다면 괴물 정치인들 스스로 변화의 길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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