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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향기와 클래식 음악을 향유하는 공간...‘파주 탄현면 버즈커피’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최고급 ‘탄노이 스피커’로 꾸민 음악카페


파주 탄현면의 프로방스 마을 인근에 주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한 카페가 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고풍스러운 분위기 자아내는 카페 건물은 최근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다는 탄노이 스피커로 새롭게 태어났다.  


프랑스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정원과 벽화 그리고 멋진 야간 조명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파주의 프로방스 마을옆으로 마을 분위기에 꼭 맞는 브라운 톤의 카페 외관은 잠시 쉬어가고 싶은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새로운 공간으로 사람들을 이끌 듯 아치형 지붕을 얹은 계단을 따라 카페 입구로 오르면 은은한 조명과 빨간 출입문 뒤로 시선을 사로잡는 여러 미술품들이 손님을 맞는다. 이어지는 카페 공간은 차분한 조명과 아늑한 공간으로 마치 누군가의 집으로 들어선 느낌을 풍긴다.  


카페 출입구부터 사람들을 맞는 건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흑단조각이다. 수집에 일가견이 있는 카페 주인의 수집품 중 하나이다. 흑단의 견고함은 쇠와 같다고 하나 표면의 촉감은 옥과 같이 부드럽다. 높은 밀도의 흑단은 조각 후 윤이 나도록 마모시키면 나무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금속성을 띄게 된다.  


과거만 해도 검은 조각품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거부감이 있던 작품들을 카페 주인이 한 백화점의 전시장을 통해 일찍이 그 가치를 알아보고 수집에 나섰다. 현재는 유네스코로 지정돼 조각을 하지 않으면 외국으로 방출이 되지 않는 만큼 어딜 가도 만나보기 힘든 귀한 수집품이 됐다.  


높은 층고에도 카페 공간은 아늑하게 느껴진다. 인위적이지 않은 조명과 흑단 조각을 포함해 카페 곳곳에 놓인 미술품은 과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카페를 찾는 누구든 마음 편안히 공간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탄노이 스피커

미술품과 클래식...문화 나눔의 공간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포근함을 넘어 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귓가를 울리는 클래식 음악이 이 카페의 자랑이다. 이곳의 커피는 늘 클래식과 함께이다. 카페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넉넉한 크기의 스피커는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음향기기 회사인 탄노이제품이다.  


영국 사운드의 표준이라고 불리며 풍성하고 나긋나긋한 음색으로 클래식에 매우 적합한 스피커로 알려졌다. 평이한 가격대부터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카페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 스피커는 그야말로 최고급 고가 모델이다.  


소리는 현대의 스피커 제작 방식과는 달리 통의 울림을 최대한 활용해 마니아층에서는 하나의 예술품으로 꼽힌다. 소리면 소리, 외관이면 외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마감과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해당 스피커는 탄노이 오리지널 오토그라프 15인치로 시스템은 오포 205와 가라드 301212SPU GT, PC, 스튜더 A810 릴덱, 마란츠 7 프리, ADC 2A3 PP 앰프로 클래식을 주로 청음하고, 또 다른 시스템에는 앰프를 오리지널 WE 1086C 300B(S300)에 스피커 암펙스 375를 통해 재즈를 들을 수도 있다.  


스피커와 음악에 생소한 일반 사람들에게는 한 번에 와 닿지 않을지라도, 조금이라도 클래식과 재즈 그리고 스피커에 관심이 있는 마니아라면 이곳 카페의 자랑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젠 그저 어렵기만 한 음악이 아닌, 대화를 나누면서도 사람들을 방해하지 않는 은은한 선율을 가진 클래식은 카페의 자랑인 스피커를 타고 카페를 찾은 이들을 마음에 가닿는다.

 

문화 나눔을 실천하는 이존형 대표

개인 소유 스피커와 예술품으로 꾸민 공간

 

파주 성동리에 카페를 꾸민 사람은 다름 아닌 무역회사의 대표다. 서울 중구에서 <우다무역>을 운영하는 이존형 대표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음악과 미술 등 예술에 관심이 깊다. 커피를 좋아하는 부부가 직접 이곳저곳을 다니며 맛 좋은 커피를 찾아 나서기도 하고, 수집을 좋아하는 이 대표가 직접 모은 그림과 예술품을 카페를 찾는 시민들과 나눈다.  


카페를 종종 찾는다는 김문영 화가는 혼자 누릴 수도 있는 예술과 문화를 카페라는 공간을 통해 시민들과 나누는 그야말로 문화 나눔의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존형 대표는 현재의 카페를 97년도 전원주택으로 지었지만, 주변 지역이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공간을 어떻게 꾸며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파주의 대표 예술마을인 헤이리마을처럼 주택이었던 공간을 시민들을 위해 예술과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다.  


카페는 이 대표의 처남인 이상훈 사장이 직접 운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커피 맛이 좋기로 유명한 강릉원두를 이용해 시민들에게 맛 좋은 커피 한 잔과, 최고급 스피커로 듣는 감각적인 클래식 음악으로 가득 찬 예술 공간을 선사한다.  


이 대표는 카페를 찾는 사람들에게 화려한 공간보다 집 같은 아늑한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저희가 추구하는 건 가정주부가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키고 청소 간단히 하고, 거실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조용히 클래식 틀어놓는 가정적인 분위기. 그걸 연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사장은 카페를 찾은 한 손님을 기억한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눈발이 날리던 날, 저녁에 급하게 온 한 손님이 커피를 시키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펑펑 눈물을 흘리고 가셨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당시에도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물을 수는 없었지만, 이 공간과 흘러나오던 음악으로 뭔가의 위로와 치유를 받으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카페는 그 역할은 다 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 사장은 당시 카페에 흘러나오던 클래식 음악을 다시 틀어주었다. 애절한 현악기의 음색이 카페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존형 대표는 우리나라의 클래식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과 달리 예전엔 클래식의 문턱이 꽤 높았다고 말하면서 제목이 뭔지, 어떤 악기가 쓰였는지 모르더라도 그저 흘러가는 음악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클래식이 전국적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글쓴날 : [2024-02-18 21: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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