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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구의 역발상칼럼 제1207회, 목적지 없는 도로표지판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도로를 주행하는 데는 정확한 이정표가 필요하다. 특히초행일 때 더욱 필요한 것이 도로안내판이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대엔 모든 운전자들의 유일한 안내자 역할을 했다. 자주 다니지 않는 곳을 갈 때는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지만 그래도 곳곳에 있는 이정표는 운전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도로 표지판인데 고속도로에서 소도시(목적지)로 나가는 곳에는 목적지 없이 나가는 곳이란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최근 새로 생긴 도로엔 목적지 표시가 잘 되어 있으나 오래된 고속도로에 나가는 곳이 많이 있어 긴장하지 않으면 지나쳐서 먼 길을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출구(나가는 곳) 수 백 미터 전방에서부터 빨강, 파랑, 녹색 등 색을 입혀 운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중간 중간엔 쉼터와 주머니 주차장이 많이 늘어나 운전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도로관리 당국의 새로운 아이디어개발로 운전자를 배려하는 시설들이 늘어나고 있어 좋다. 오래전에 설치된 목적지 없는 표지판 <나가는 곳?>만 시정된다면 우리나라의 도로정책은 만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포장되지 않은 낙후된 도로를 먼지 풀풀 날리며 덜컹덜컹 달리면서도 불만이 없었다. 지금은 전국의 도로가 모두 포장(콘크리트 포장, 아스팔트 포장)된지 오래고 깊숙한 산골까지 모두 포장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을 것이다. 도로 선진국 대한민국에 단 하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목적지 없이 나가는 곳이라 표시한 불확실한 표지판 뿐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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