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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용노동부 선정 ‘강소기업’ 신이랜드 이은구 대표

“모든 거래 신용이 바탕 돼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극복”

신이랜드 이은구 대표
신이랜드는 2016~2017년 조달청 최우수업체,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우수기업,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이 선정한 강소기업, 중소벤처기업부가 인증한 이노비즈 기업이다. 신이랜드 창업자 이은구 대표는 미술교사를 하다 1970년대 말 일선 학교 교육현장의 개혁안이 거부된 것을 계기로 근무하던 학교에 사표를 던지고, 학교에 대한 사무용품류 납품사업을 하던 중 본격적으로 조경시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해 오늘의 신이랜드를 건설했다. 납품영역이 학교에 필요한 시설 설비로 확장되면서 휴식시설의 일종인 파고라(Pagora)를 만들기에 이르렀고, 그만의 독특한 경영철학과 운영방식으로 막노동판의 거칠고 낯선 환경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을 오히려 장점으로 삼아 오늘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지난 87일 오후 신이랜드 이은구 대표를 회사 사무실에서 만나 신이랜드 설립과정, 경영철학 등등에 대해 들어봤다.     

- 영세기업의 숱한 제약을 극복하고 국내 최대의 조경시설업체로 우뚝 솟은 신이랜드 설립광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제가 교사를 15년 했어요. 그 당시에 학교에 출입하는 사람들이 학교 수리하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요. 그 사람들이 돈을 잘 쓰더라고. 보니까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내가 미술교사니까 그 사람들보다는 미적 감각이 더 있잖아요. 그 사람들은 힘으로 일을 하려하고 나는 힘은 없지만 머리로 하면 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시작을 했는데 처음 3년은 아주 힘들었어요. 다 속여먹어요. 직원이 속여먹고, 납품업자가 속여먹고, 발주자도 속여먹어요. 지금처럼 발주를 할 때 서면으로 정확하게 컴퓨터로 하는 게 아니고 당시는 구두로 하는 거니까 대충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자꾸 새로운 게 나오는 거예요. 요것도 좀 해주세요. 요것도 좀 해주세요. 처음에는 돈이 많이 남을 것 같았는데 요구하는 거 다 들어주다 보니까 적자가 나는 거예요. 그런 애로 사항이 있었어요. 3년 이상은 계속 속아 살았어요. 직원들은 현장에서 잘못한 걸 다 속이는 거예요. 잘못해 놓고 잘했다고 하는 거예요. 사무팀은 물품을 사러 가서, 예를 들어 견적이 천만원이다 그러면 실제로는 협상을 해서 850만원으로 사고는 천만원 영수증을 끊고, 천만원 다 받아다가 150만원을 자기가 쓰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돈이 남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 계속 적자가 나는 거예요. 집사람이 공업고등학교 교장이 됐는데 거기에 납품할 게 많아요. 전자제품이니 토목제품이니 용접부품이니 이런 걸 전부 그 학교에 납품했어요. 거기서 번 걸 다 사업하는 데 투자했어요. 그러는 동안 속이는 방법을 다 파악했어요. 자꾸 속이니까 속이는 걸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느냐 이런 고민을 하게 됐지요. 그래서 우선 매일 결재해라, 매일 매출, 매일 결재를 시스템으로 도입했어요. 돈은 며칠 후에 주더라도 오늘 산 건 오늘 사장 결재를 받아라. 그 다음에 부품 업체 가서 15% 깎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세 개 이상 업체에서 사전에 팩스로 견적을 받게 했어요. 세 군 데 견적 받는 게 그 때부터 시작됐어요. 모든 기업체가 세 군데 이상 업체에서 견적을 받게 된 거지요. 세 업체에서 견적이 들어오면 사장이 내고를 해 줍니다. 이선에서 납품이 가능하면 납품해 주세요. 그러면 속여 먹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 방식으로 속이는 걸 막았어요. 또 오더가 큰 게 들어오면 경리부장이 사장을 꼭두각시를 만들려고 직원들을 다방으로 출근을 시켜요. 자기가 회사를 장악하기 위해서 직원들을 사전에 조정해요. 이런 걸 막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3년이 걸리더라고. 지금 40년 사업을 하는데 이런 모든 것을 체계화 시켜 시스템화하지 않으면 사업이 안 되더라고요    



본지 목덕균 발행인(왼쪽)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은구 대표.
미술교사로 15년을 근무하고 사업가로 변신해 40년을 사업을 하셨습니다.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직장인이 사업을 하게 되면 99%가 망해요. 그 중에서 실패를 많이 하는 직업군이 교사 경찰 은행원 이런 사람들이에요. 이런 직업이 비교적 정직한 생활을 하는 직업이에요. 공직자들은 정직하게 일을 해도 정기적으로 임금이 나오니까 속일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사업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조금 속여야 해요. 사업하는 사람은 내용을 아는데 발주하는 사람이나 상담하는 사람은 내용을 몰라요. 그러면 자기중심으로 생각을 해석하게 되는 거예요. 저 사람이 뭘 속이겠지 하고 상대방을 안 믿어요. 정직하게 했을 때 믿어주지 않아요. 도리어 약간 거짓말을 보태 뻥튀기를 했을 때 그걸 믿어줘요. 예를 들어 90%의 확률이 있으면 100%입니다. 50% 안될 때는 70%입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그걸 인정해줘요. 사업가는 속이지 않고는 사업을 못해요. 고의적으로 속이는 것보다도 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상대방이 모르기 때문에 조금 더 업 시켜서 얘기하면 그걸 믿어줘요. 내가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100% 정직하게 하면 안 믿어요.

- 지금 40년 신이랜드를 경영해오고 계신데요. 신이랜드 운영에서 가장 중점을 두시는 사항은 무엇이고 경영철학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정직이지요. 처음 상담할 때 약간 과장하는 것을 얘기했지만 사실 정직하지 않아서 거래처가 한 번 속으면 그 다음에는 안 믿어요. 거래라는 게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제품 자재를 속이거나 금액을 너무 높이거나 이럴 때는 상대방이 금방은 모르지만 얼마 지나면 바로 알게 돼요. 그러면 거래가 끊어지는 거예요. 따라서 거래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항상 정직해야 하는 거예요. 가격은 항상 적정해야 하고. 영업을 하는 데에는 편법이지만 사례를 하지 않으면 안 돼요. 지금은 돼요. 옛날에는 공식적으로 10% 사례를 해야 했어요. 이런 것이 없어지기 시작한 것이 90년대 후반부터예요. 그 이전에는 사례하는 것이 아주 공식화 돼 있었어요. 은행도 똑 같아요. 그 사람들은 그게 또 필요해요. 법적으로 안 되는 경비가 있어서 리베이트를 요구를 해요. 지금은 리베이트가 없어졌어요. 지금은 전부 인터넷으로 하기 때문에 속임수도 없고, 돈이 안 들어오면 출고가 안 되니까 굉장히 좋아졌어요. 그 당시에는 돌아다니며 술사야 되고, 초창기에는 도박도 심했어요. 90년대부터는 영업부에 다 맡겼어요. 리베이트 주는 것, 술 사는 것 양심상 못하니까 영업부가 해라. 지금도 같아요. 공장 이전하기 전까지는 앉아서 장사하기라고 팻말을 붙여놔요. “거래처 가서 상담을 하거나 부탁은 없다.” 이게 앉아서 장사하기에요. 직원들이 속이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잘못한 것 공개하면 상 준다.” 잘못한 것을 지적하거나 꾸지람 하지 않고 상을 주는 거예요. 그러면 속일 필요가 없잖아요. 우리는 상이 30가지 있어요. 속이지 않는 것, 현장에서 사실대로 보고한 것, 현장에서 빨리 끝난 것, 사고가 날 수 있는 걸 미리 막은 것,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감독관이 나오기 전에 현장에 가서 대기한 것, 마감을 미리미리 해서 시간 단축한 것,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품에 반영한 것 등등 다 리베이트를 주는 경우가 30개 이상 있어요.

그렇게 해서 서로 속이지 않고, 사장은 앉아서 장사하고, 직원들은 사장을 믿고 일하게 되지요. 우리 회사는 10분 이상은 공짜가 없습니다. 무엇을 하든 회사에 나와서 놀아도 10분 이상은 리베이트가 있어요. 청소를 했다든지, 정리를 했다든지, 일찍 갔다든지 그러면 모두 수당으로 나가요. 10분당 얼마냐? 그때그때 다르지만 10분당 대략 1,000원이 수당으로 나가요. 이렇게 하면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감시를 할 필요가 없어요. 알아서 다하는 거예요. 정직필승!   


이은구 대표님은 조경분야 특허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많은 특허를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고 평소에 어떤 준비를 하십니까?

특허에는 세 종류가 있어요. 발명특허가 있고, 실용신안이 있고 디자인이 있어요. 디자인은 지적재산권이라고 그러죠. 우리가 발명특허가 3개가 있고, 실용신안은 11개가 있어요. 디자인은 200개에서 150개로 줄었지요. 특허에 관심을 가지게 된 처음 계기는 발주 받으면 그대로 해줘야 하는데 물건을 이렇게 이렇게 해달라고 주문이 와서 도면대로 해주니까 제3자가 찾아와 고발하겠다고 하는 거예요. 특허권 침해 했으니 카달로그 폐기하고 광고 없애라, 피해보상해라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사과하고 적당히 보상을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나도 특허를 내야겠다 생각하게 됐지요. 내가 미술을 전공했으니까 디자인은 금방 알아요.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모양이 괜찮은지. 특허를 내면 99% 다 등록이 됐어요. 우리가 처음에는 남의 모델을 만들어주는 위탁생산을 했는데 그거 가지고는 승산이 없어요. 남의 제품 생산하면 경쟁력이 없어요. 남의 도면을 제작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특허를 내기 시작했는데 내는 족족 특허가 되니까 관리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가요. 등록비만 내면 얼마 아닌데 등록하는 데는 우리 힘으로 못하니까 변리사에 의뢰해야 합니다. 등록비는 얼마 안 되는데 변리사에게 의뢰하는 컨설팅비가 두세 배 더 들어가는 거지요. 그래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지만 우리 특허가 워낙 많으니까 한두 개 가지고 와서 시비를 걸던 사람들이 시비를 걸지 않게 되는 거예요. 전국에 있는 조경업자들이 신이랜드하고는 싸우면 안 된다 알고 있는 거지요.

특허가 활용가치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상대방과 시빗거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거고, 또 하나는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겁니다.


공장에 있는 재고에 대해 설명하는 이은구 대표.
특허 말고 KS 인증이라는 게 있어요. 전국의 조경업체 중에는 KS 인증 받은 업체가 우리와 예건이라는 업체 딱 두 개가 있어요. 시청이나 구청 같은 행정기관은 조달청등록업체 중에서도 다른 건 인정 안 해도 KS는 인정을 해줘요. 조달청 발주가 20건이 밀려 있어요. 우리는 상대방 독촉을 받지 않아요. 상대방 일정에 맞춰줘요. 발주 순서대로 납품하지 않고 급한 순서대로 납품합니다. 그러니까 경쟁력이 월등히 앞서지요. 고유모델을 가지고 있고, 자재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경시설 백화점으로 즉시출고가 가능해요. 우리는 도정 같은 건 전문업체에 외주를 주지만 다른 건 외주를 주지 않아요. 우리 고유 브랜드가 총 800개인데 많이 그 중 많이 나가는 게 200개 이상 됩니다. 우리가 앉아서 장사할 수 있는 비결이 신용이 있고, 고유모델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속정확!

- 일반인은 원고지 한 장 쓰기도 어려운데 회사를 경영하시면서도 매주 칼럼을 쓰셔서 고정 독자도 많을 뿐더러 역발상칼럼집을 16권이나 내셨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1995년에 노가다병법이라는 첫 저서를 냈어요. 그 이후로는 23~4년간을 1주일에 한 편은 칼럼을 꼭 씁니다. 쓰다 안 쓰다 하면 안 됩니다. 1주일에 한 번씩 쓴 것을 1년씩 모아서 책을 내 2~300 명에게 보냅니다. 청와대에도 내 책이 들어가요. 내가 쓴 칼럼이 정부 정책에 반영된 것이 몇 가지 됩니다. 가장 큰 게 울릉도 비행장 만들기에요. 울릉도에 비행장을 만들자는 얘기는 10여년 전부터 있었어요. 그런데 타당성 평가를 하면 늘 부정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비행장 건설할 부지가 없다, 탑승객이 없다 이러는 거예요. 울릉도에 비행장이 있으면 제주도처럼 일본 관광객, 중국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독도를 다녀 오게 되면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 주는 계기가 된다, 비행장이 없으면 파도 때문에 육지로 못나오고 대기해야 한다. 내가 칼럼으로 이런 주장을 썼죠. 이 게 정책에 반영돼서 현재 울릉도 비행장이 건설 중에 있습니다. 원래 2022년 완공 예정이었는데 늦어져서 2025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그밖에도 내가 칼럼으로 주장한 것이 정책화 된 게 고속도로 갓길 통행’, ‘변두리에 신호등 없애고 로터리 설치하자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코로나19로 현재 많은 기업들,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야말로 기업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역발상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역발상의 저자로서 이 시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 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 한 말씀 해주십시오.


이은구 대표가 공장에 있는 자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창궐로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많은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이 사라질 위기에 있는 게 사실이지요. 우리나라에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이 500만 개가 있었는데 작년까지 100만 개가 줄었고, 올해는 200만개가 줄어들 거로 학자들이 예측하고 있어요. 일감이 없어지니까 실업은 늘어나고, 기업은 물건을 만들어도 팔 곳이 없어요.

이런 때일수록 정공법이 필요합니다. 모든 거래에 신용이 바탕이 돼야 해요. 과거에는 영업부가 돌아다니면서 판매를 해야 했지만 온라인시대라서 인터넷을 이용해 판매할 수 있어요. 코로나19가 이런 현상을 더욱 촉진했지요. 인터넷에서 물건을 판매하려면 자기 브랜드로 신용을 쌓아야 하고, 신속해야 하고, AS를 잘 해야 합니다. 중소기업이 제일 약한 게 AS예요. 중소기업 평균수명이 3.8년이니까 장기적인 AS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거지요. 관공서를 비롯해 소비자들은 당연히 AS가 가능한 믿을 수 있는 회사를 찾게 되지요. 신용, 속도, 품질, 신속성, 가격, AS 이런 것들이 필요한 이유지요. 한탕주의 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합니다. 한 번 거래하고 끝낸다 생각하지 말고 열 번 스무 번 계속 거래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글쓴날 : [2020-08-11 08: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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