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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구 역발상칼럼 제1196회]져주는 역발상으로 갈등 해소하자

이은구 (주)신이랜드 대표
힘 있는 자는 져주고 힘 없는 자는 지는 것이 세상사는 이치이고 순리다
. 사람들은 이 순리를 무시하고 이기려고만 한다. 져주고 여유를 느끼고 지고도 여유를 느끼는 삶이 필요하다.

할아버지와 어린 손주가 팔씨름을 하면 늘 할아버지가 진다.

져주는 역발상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할아버지를 이겼다는 승리감, 성취감이 그 어린아이의 기를 살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늘 져주기만 하면 안 된다. 가끔은 이겨줘야 더 분발하고, 때로는 나도 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교육방법이다.

져주는 역발상은 모든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친구끼리, 동료끼리 내기 시합을 할 때, 늘 이기기만 한다면 친구가 모두 떠날 수 있다. 이기고, 지고 하면서 서로 승부욕이 발동되어 같이 강해지고 같이 발전하는 것이다.

필자는 사업초기에 저녁마다 초청(?)을 받은 일이 있다. 관공서에서 야간 숙직제도가 있을 때다.

숙직에 걸린 직원은 주위 친구들을 불러 심심풀이 화투를 치면서 무료함을 달랜다. 심심풀이 화투가 투전으로 변하고 때로는 싸움이 되기도 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필자의 입장은 달랐다.

모임에 나가 술과 안주 그리고 판돈을 준비해야 했다. 초저녁 잠시 같이 하면서 의도적으로 잃어주는 작전을 펴다가 한 시간 쯤 지난 후 바쁘다는 핑계로 빠져나오곤 했다.

모임에 나가면 불필요한 잡담이 99%일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적당한 시간에 빠져나오는 습관을 들인 것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늘 바쁜 사람으로 인정이 되면 좋은 감정으로 보내주기 때문에 필자에겐 고마운 존재들이다. 사업에서도 져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상대방 감정 상하지 않게 하는 것도 사업의 수완이고 때로는 작은 손해를 감수하면서 져주는 것도 사업의 수완이다.

힘 있는 자는 져주고 힘없는 자는 지는 것이 순리인데 사람들은 순리를 거부하고 이기려고만 하니 늘 소란하고 늘 불안하다. 힘 센 쪽이 져주면 대결상태는 쉽게 해소된다. 힘 센 쪽은 언제든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여유를 부릴 수 있다. 한번 이긴다 해도 언제든 다시 제압당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할 수밖에 없다. 의료계와 정부의 힘겨루기로 환자들만 고통 받고 있다. 서로 양보하고 힘 있는 쪽이 먼저 져주고 힘없는 쪽은 인정하고 못이기는 척 져주면 갈등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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