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산치수(治山治水)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는 수 천 년을 내려오는 지도자의 덕목이다. 물은 공기와 더불어 인간과 생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로 생명을 유지하는 가장 고마운 존재이지만 물이 과다할 때는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수 천 년 전부터 물을 잘 다스리는 것이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 했다.
그러나 가뭄과 물난리는 매년 겪는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금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여년 만에 처음 당하는 500㎜ 물 폭탄이 서산, 당진, 산청, 가평 등을 휩쓸어 버렸다. 침수된 차량이 3,000여대, 이재민도 1,000여명이나 나오고 안타깝게도 30여명이 생명을 잃었다. 영세민들의 생활터전인 농지와 상가들도 큰 피해를 당해 망연자실하고 있다.
역대정권에서는 나름대로 물 관리를 하고 있지만 천재지변에 가까운 폭우를 막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빗물을 처리할 실개천과 소하천이 문제다. 배수용량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자체에서는 사태가 발생한 다음에야 복구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수해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노란 점퍼 입고 현장에 나타나 사과하고 철저한 피해 복구를 약속하고 다니는 것만으로는 능력 있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저지대의 수해예방과 물관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전국에는 실핏줄처럼 많은 실개천과 소하천이 있다. 비가 내릴 때마다 하천이 범람하는 재해가 발생한 후에 복구하는 반복행정은 지양되어야 한다.
매년 농한기나 갈수기를 이용하여 장비를 동원하여 준설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가뭄에는 작물재배용 물공급원이 되고 우기에는 신속한 배수기능을 하는 하천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고가 난 후 전임자를 탓하고 비난하는 일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필자가 칼럼을 통하여 주기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소하천 준설 작업이 전국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그런 지속가능한 행정이 유능한 행정이며 국민이 낸 세금을 잘 집행하는 집행관이 될 것이다.
역대 대통령 중 물 관리를 잘한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이지만 아직도 물 관리를 잘한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도 자연재해에 대한 국민의식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